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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킹홀리데이 3일차] 첫 주말 쉬엄쉬엄, 하지만 여전히 일구하기



[호주 워킹홀리데이 3일차] 첫 주말 쉬엄쉬엄, 하지만 여전히 일구하기




오늘 호주에서 첫 주말을 맞았다. 역시나 여기 멜버른에서는 주말엔 밖에 사람이 정말 많이 없다. 휑한 느낌이 더 평화롭고 여유로워만 보였다. 나도 오늘은 주말이기도 하니 바삐 이력서를 돌리러 돌아다니기 보다는 멜버른 이곳 저곳을 좀 돌아다녀보기로 했다. 





멜버른에선 무료 트램으로 이곳 저곳 시내 중심가를 무료로 맘껏 돌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무료 트램 존을 꼭 숙제해 두어야 하며 무료트램 존 외 지역까지 트램을 타고 갈 경우엔 Miky (마이키) 카드를 찍어야 한다.



트램을 타고 멜버른의 북쪽 에 있는 빅토리아 마켓을 방문했다. 멜버른 시내에 있는 그나마 좀 싼 마트보다 훨씬 싼 가격에 정말 반했다. 옷, 속옷, 이불, 식재료 등 모든 것들이 모여있는 빅토리아 마켓은 장보고 정말 적격인 곳 이었다. 중간에 땅콩가게에서 시식도 해보고 나름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빅토리아 마켓과 북 멜버른 동네를 좀 돌아다닌 후, 다시 집을 보러 CBD(멜버른 중심가)로 내려갔다. 오늘 본 집은 대만족 이었다. 사실 대만족이라기 보단 상대적으로 만족이다. 그래도 집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싫어서 일단은 리틀 론즈데일 St에 있는 아파트에 방을 구했다. 드디어 첫 집구하기 미션은 끝났다.















14일부터 입주하기로 한 집구하기를 마친 나는 이제 일구하기만 남았다는 생각에 그래도 한결 맘이 편해졌다. 사실 집구하기는 맘만 먹으면 정말 쉬운 일인데 나름 까다롭게 보느라 좀 늦어진 것 같다. 보통은 하루만에들 구한다고 한다. 점심을 먹으러 다시 현재 숙소인 Urban Central로 돌아왔다. 점심식사 후 소화나 시킬 겸 어제 밤에 봐둔 레스토랑 두 곳에 방문해 이력서를 제출해오기로 했다. Albert Park 인근에 있는 레스토랑 두 곳인데 이 두 곳은 멜버른의 남쪽에 위치해 있었다. 정말이지 북쪽부터 남쪽까지 동해번쩍 서해번쩍 이였다. 그래도 이정도 열정은 있어야 일을 구할 수 있다는 마음에 남쪽 멜버른으로 향했다.





남쪽 멜버른은 북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풍겨졌다. 북쪽에 빅토리아 마켓이 있었다면 남쪽엔 여전히 사람들은 적지만 마트와 남쪽 멜버른에는 사우스 멜버른 마켓이 있었다.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이곳에 모여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편한 복장으로 장을 보고 있었다. 매우 한적하고 여유롭게 주말에 장을 보는 멜버른 시민들에게서 여유와 행복함이 느껴졌다. 물론 모르는 것이겠지만 걱정 근심이 없이 즐겁고 평화로워 보였다.





그런 풍경을 뒤로하고 난 첫번째 레스토랑인 Big Hueys Diner 레스토랑에 찾아가 일을 구하고 있다며 짤막한 자기소개와 함께 이력서를 내밀었다. 서빙하는 여직원이 내 이력서를 받더니 친절히 매니저에게 꼭 전달하겠다는 말을 하더니 자신이 할 서빙일에 다시 집중했다. 차가 없어 힘겹게 걸어온 내겐 다소 허무한 반응이기도 했지만 뭐 제 발로 찾아온 것이기에 감사한 마음으로 Thank you 하고 두번째 레스토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Albert Park에 있는 Albert Library 인근에 있는 Asian레스토랑인 AJA Restaurant 였다. 열심히 걸어가고 또 걸어가 겨우 도착했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문이 잠겨있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많은 레스토랑이 문을 닫았었는데 이 곳은 그래도 사람이 많이 오는 곳이라 설마 했는데 역시나 불안한 예감은 항상 틀리는 법이 없었다. 다시 돌아가기엔 지금까지 걸어온 것이 너무 아까운 나머지 나는 메모를 써서 그 안에 이력서를 넣은 후 문 앞에 붙여놓고 가자는 생각을 하게 되어 실행에 옮겼다. 









주변에 버스정류장에 앉아 열심히 레터를 작성한 후 봉투에 이력서를 고스란히 넣어 레스토랑 문 앞에 꽃아두고 왔다. 부디 밤중에 떨어져 누간가에게 버려지지 않기를 바라며, 조용한 거리에 버스정류장에서 구직 관련 레터를 쓰고있는 내 모습이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슬프기도 하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고 이 모든 순간과 상황들을 겪고 이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난 이곳에 왔다는 생각을 하며 위로를 했다.





조급한 마음이 지금은 그래도 조금은 덜한 것 같다. 나이도 있고 해외영업에 종사했다는 여러가지 자만함이 나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는 것 같았고 쓸데없는 자존감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들었던 것을 깨닫고 이제 그것에서 좀 자유해 지고 있다. 모든 것이 쉽게 이루어질 것이었다면 난 이곳에 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난 분명, 내가 믿는 하나님께 무언갈 가르쳐 달라고 했었고 그것을 지금 배우는 것이고 배우는 중이다.




나는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