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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RAVEL/AUSTRALIA

[호주 워킹홀리데이 14일차] 첫 출근


[호주 워킹홀리데이 14일차] 첫 출근



호주 멜버른에 도착 후 13일, 첫 출근을 했다. 처음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는데 웬지모르게 긴장되는 발걸음을 옮기며 트램을 타고 근무지로 도착했다. 내가 근무하게된 곳은 이스트 멜버른에 있는 호텔 레지던스인데 이스트 멜버른에서 정말 부르주아분들이 묶는 곳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첫날인 오늘은 분위기에 정말 압도됬었다. 고급스러운 내부 모든 것들이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틈이 날 때마다 이곳에서 음식도 먹고

휴식을 취한다.




그렇게 살짝 분위기에 압도되면서 위축된 상태에서 만난 함께 근무할 사람들, 호주 사람들과 콜롬비아인도 있었고 칠레 사람도 있었다. 정말이지 모두가 너무 친절하게 환영해준 터라 긴장감은 도착 후 10분만에 싹 가셨다. 특히나 날 채용한 General Manager 분께서 너무 젠틀하신 분이라 확실히 마음의 안정감이 많이 들었다. 그렇게 첫 인사를 사람들과 나누고 이제 내가 해야할 일들을 배우기 위해 인수인계를 전담할 직원과 함께 이곳 저곳들 둘러보며 일을 배웠다.


그런데 정말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일을 하다가 쉬고 또 쉬고 또 쉰다. 정말이지 아시아인들을 피하고 웬만하면 호주 사람들과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왜인지 실감할 수 있던 순간이었다.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이 2시간 일하고 1시간 쉬고, 또 2시간 일하고 1시간 쉬고, 반복이었다. 한국에선 9시부터 저녁까지 죽어라 일만하던 내게 너무나도 낮선 이 상황이 정말 신기하게까지 느껴졌다. 듣던바이긴 했지만, 직접 겪어보니 정말 놀라웠다.


근무자들을 관리하는 General Manager 분은 오로지 자신의 일에만 집중하였고 전혀 근무자들에 대해 터치하거나 잔소리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모두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아주 부지런히, 그리고 천천히 감당해내는 모습이었다. 인수인계를 해주던 분이 내게 해준말 중 가장 반복했던 말은 ‘절대 서두를 필요도 없고, 서두를 이유도 없으니 천천히 여유롭게 하라’ 는 말이었다. 정말이지 나름대로 이렇게 좋은 일을 주신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다.


시급도 정말 만족스러웠고, 사람들도 너무 만족스러웠고, 더 나아가 페이도 만족스러웠다. 이제 남은건 내 열심이었다. 분위기가 이러니 정말이지 더 열심히 내 맡은 바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자! 누구보다 열심히 하자! 라는 경쟁심보다는, 내가 책임지게될 일에 있어선 완벽하게, 그리고 최선을 대해 임하자! 라는 마음이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정말 어떤것 보다도 좋게 느껴졌던 것은, 누군가와 비교될 일도 없을 분위기였고, 누군가가 더 높거나 우월하다는 느낌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정말 나이가 많건, 적건, 일을 더 많이 했건, 적게 했건 서로가 서로를 너무 지극히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때문에 앞으로 이 문화 속에서, 이 분위기 속에서 일하는 것이 더 기대된다.





일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목엔 St. Patrick 성당이 있다. 멜버른에서는 유명한 관광지라 그런지 오갈때마다 중국인 여행객들이 항상 단체로 와서 관광을 하고 있다. 근데 정말 가까이서 보면 해리포터에 나오는 성처럼 웅장하고 멋지게 지은 것 같다. 무엇보다도 건물의 색상이 정말 고풍스러움이 많이 묻어난다.





멜버른에서는 이스트 멜버른과 사우스 멜버른이 부자동네라고 한다. 이유인즉슨, 아주 예전부터 해가 동쪽에서 뜨고 서쪽에서 지는 터라 동쪽이나 남쪽에 살면 출근길과 퇴근길에 서쪽과 북쪽을 향하기 때문에 차를타거나 걸어갈 때 햇빛을 등에서 받게 되는 사실때문에 대부분의 잘사는 사람들은 동쪽이나 남쪽에서 거주한다고 한다. 근데 실제로 정말 호주의 햇빛이 강함을 이 겨울에도 알 수 있듯이 그럴법도 한 이야기였다.


내가 일하는 곳은 이스트 멜버른이다. 나는 출근할때 동쪽을 향해 가고 퇴근할때는 서쪽을 향해 가기 때문에 출근시에는 떠오르는 햇빛을 직격으로 마주하며 퇴근하고 오는 길엔 지는 해를 직격으로 마주하게 된다. 첫 출근날 햇빛을 직격으로 맞으면서 문득 등에 지고 출퇴근하기위해 동쪽과 남쪽으로 잘사는 사람들이 이주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하지만 동쪽에 사는 것이 아니라 동쪽으로 일하러 가는 나에겐 전혀 반대의 이야기였다.


다소 쓸데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 마저 너무 감사했다. 오히려 날 정면으로 비추는 햇살마저 너무 감사했던 첫 출근 날이었다. 앞으로는 쨍쨍 비추어지는 저 강렬한 햇살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시선이라 생각하며 출퇴근 할 것을 다짐해본다. 그렇게 따갑고 눈부신 햇살을 바라 볼 때마다 여전히 나를 인도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기억할 것이다.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저녁의 모습




첫 출근날 부터 계획한 것을 실행에 옮겼다. 퇴근 후 바로 집에 들러 노트북을 가지고 독서실에서 IELTS 점수따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첫 출근과 동시에 이제 자유는 없다. 하지만 여유는 가지며 공부할 것이다. 여전히 나는 목표가 있고 꿈이 있기 때문에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멜버른에 와서 일을 구하며 느낀것 처럼 '여유'는 항상 가지려 노력할 것이다.



첫 출근,

그리고 앞으로 내 멜버른에서의 생활 그 키워드는

'꿈, 그리고 여유' 이다.